과도한 경쟁 속 ETF의 변질? 집중 투자형 상품 봇물과 투자자들의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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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경쟁 속 ETF의 변질? 집중 투자형 상품 봇물과 투자자들의 엇갈린 반응

최근 국내 ETF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본래의 ‘분산 투자’라는 핵심 가치를 잃고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ETF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단기적인 고수익을 쫓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집중 투자형 ETF’의 등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분산 투자’는 옛말? 집중 투자형 ETF의 거침없는 질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이르면 이달 중 미국 대표 기술 기업인 ‘브로드컴’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해당 ETF는 브로드컴 편입 비중이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ETF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에 앞서 KB자산운용은 테슬라 또는 팔란티어 단일 종목의 편입 비중을 25%로 고정한 파격적인 ETF 2종을 선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처럼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잇따라 출시되는 배경에는 올해 들어 지속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장세 속에서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중 투자형 ETF가 매력적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는 개인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ETF는 테슬라 단일 주식뿐만 아니라,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편입하여 테슬라 관련 비중이 무려 48.4%에 달합니다.

높은 테슬라 비중 덕분에 이 ETF는 일반적인 테마형 ETF보다 가격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단기적인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ETF는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 순매수 2,511억 원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 무엇이 다를까?

이 ETF는 테슬라와 관련된 다양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합니다. 실제 편입 비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편입 종목
비중(%)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스
21.85
테슬라
15.31
테슬라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6.13
그래나이트셰어즈 2X 롱 테슬라 데일리
5.11
그 외
51.6

테슬라 및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 비중만 합쳐도 48.4%에 달합니다. 이는 ETF 본래의 분산투자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 수익률, 변동성 모두 ‘극대화’

최근 1개월, 3개월, 6개월, 그리고 연초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이 ETF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 최근 1개월: +29.43%
  • 3개월: -7.91%
  • 6개월: +5.99%
  • 연초 이후: -20.62%

이처럼 수익률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이유는 테슬라 및 레버리지 상품의 높은 비중 때문입니다. 단기 급등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 폭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연금 계좌까지 파고든 집중 투자 ETF

집중 투자형 ETF는 연금 계좌를 활용한 투자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현행 규정상 연금 계좌 내에서 개별 주식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지만, ETF를 통한 간접 투자는 허용됩니다. 이를 활용하여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직접 매수할 수는 없지만, 테슬라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운용에 따르면, 연금 계좌의 70%를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로 채울 경우 연금 계좌 내에서 테슬라 개별 종목에 약 30~40%를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기 수익뿐만 아니라 연금 투자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해당 ETF는 개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높아지는 위험성,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져

하지만 집중 투자형 ETF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ETF 본래의 목적인 ‘분산 투자’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과도한 집중 투자는 투자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의 높은 변동성은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큰 손실을 입힐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여 현재 ETF 내 단일 종목 편입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등 ETF 상장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 출시 이후 제기된 분산 투자 효과에 대한 의문이 규제 강화로 이어진 것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은 “요즘 출시되는 ETF를 보면 점점 사회가 ‘투자 위험을 권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의 도파민을 충족시키기 위해 운용사들이 너무 책임 의식 없이 위험이 큰 상품을 쏟아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 같은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는 흐름을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설령 국내에서 비슷한 상품 출시를 금지하더라도 투자자들은 단기 고수익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맺음말

결국 집중 투자형 ETF는 단기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목표와 위험 감수 능력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ETF의 ‘분산 투자’라는 본질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무분별한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참조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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